콘돌은 새 '콘도르'(Condor)를 의미하며 콘돌은 날아간다 는 말은 (El Condor Pasa, 엘 콘도르 빠사)라는 페루 민요를 뜻한다. 과거부터 잉카인들은 안데스 지역에 살면서 높고 높은 하늘을 마음대로 날아다니는 콘돌처럼 자유를 꿈꾸고 새로운 세상을 향한 희망을 노래했다고 한다. 이 영화는 그러한 삶을 갈망하는 한 신부의 이야기를 그린다.
사실 이 영화가 개봉하기 전부터 천주교 각 교구에서는 제작진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고 한다. 성직자란 직업이 폄하될 우려가 있었을뿐더러 부정적인 시각으로 유도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사제들뿐만 아니라 신자들도 마찬가지 기분이었을지 모른다. 이 영화는 종교적인 배경이 깔려 있기 때문에 충분히 종교적인 영화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종교적인 색채가 깊어서 교리를 다루거나 신앙생활의 가치나 의미를 부여하는 영화라 보긴 어렵다.
이 영화에는 기본적으로 '성욕(sexuality)'을 소재로 한다. 그런데 괄목할만한 점은 성욕이라는 카테고리 안에 충동으로서의 성욕과 본능으로서 작용하는 성욕을 격을 두려 하는 부분이다 . 여기서 말하는 격이란 기준점이 되며 이 기준을 중심으로 양분화하여 책임과 운명론으로 결부시킨다. 그것은 박 신부와 도마의 대비되는 말로를 보면 알 수 있다.
이 영화는 성 을 소재로 하고는 있지만 스토리 구성의 한 단계로만 쓰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게 하고 있다. 혹자는 그 연유를 포르노와 예술성의 가치를 명확히 달리하고자 의도적으로 배치하였다고는 하는데, 내 생각은 이와는 다른 목적이 있어 보인다. 이 구성은 다음 사건의 필연성을 확보하기 위해 억지로 끼워 맞춘 것 같다.
복사로 등장하는 도마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는 신부에게 고해성사를 할 때 자신의 잘못된 행위와 충동을 고백한다. 신부는 그를 격려하고 기도해 주며 보속을 내린다.
하지만 도마는 안타깝게도 충동(Trieb)을 넘나드는 죄를 저지른다. (충동trieb 이란 본능과는 다른 영역으로 프로이트의 이론에 따른 정의로 구분된다) 하지만 이와 반면 박 신부는 본능으로 인한 죄를 범한다. 이 둘에 격의 차이를 박 신부와 수현의 롱테이크 정사신에서 읽어낼 수 있었다. 그리고 시퀀스가 경찰서 유치장으로 옮겨 갈 때 그 둘의 모습은 극명히 대비되어 나타난다. 세상은 분명 도마의 잘못을 자의적으로 저지른 범죄라 자명합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여기서 판단하게 되면 이 영화가 주는 묘미를 잃어버리게 된다.)
이 영화는 "죄를 지으면 누구나 벌을 받는다." 라는 메시지를 주기보다는 단지 인간이라면 누구나 죄를 지을 수 있는데 그 죄로부터 그 누구도 자유로운 영혼이 될 수 없다는 사실만을 방증하고 있다. 다만 그 메시지를 명료히 그리고 견고히 하기 위해서 종교적인 미장센을 활용하였다. 충격적이지만, 충격적이고 아무도 도전하지 않는 신선한 소재이기 때문에 대중들에게 어필을 할 수 있는 영화가 될 것이란 사실을 연출자는 견지한고 있었던 거 같다.
이 영화는 극단적인 상황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욕구와 갈등에 대하여 그리고 있다. 그것이 도덕적으로 옳고 그르냐의 문제를 이 단락에서 논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자신을 잃어버리게 되는 순간이 어떠한 상황인지 보여 주기만 할 뿐이다. 우리가 그것을 부끄러워하지 말고 겸허히 받아들일 때 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와 참된 의미를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신부는 죄를 뉘우치기 위해 그리고 도피하기 위해 지구 반대편의 나라인 페루로 떠나게 된다. 그런데 왜 하필 페루로 가는 걸까? 가까운 아시아도 있고 유럽도 있는데 말이다. 그 이유는 이 영화의 제목 과도 일맥상통한다. 그는 페루에서 죄책감으로부터 오는 마음의 치유와 해방을 갈망하게 된다. El condor Pasa!
당신에게 죄가 있다면 무엇이며 그 죄를 뉘우치고 치유받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는가? 타인이나 법에 준하는 심판을 받아야만 그것이 죄가 되고 죄 사함이 되는 것인가? 당신에게 죄의 기준이란 무엇이며 당신에게 자유와 해방이란 무엇인가?
Epilogue
현대사회의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하 명목으로 자신을 잃어버린다. 유흥에 빠지고 쾌락에 집중하며 재산을 모으고 허비하는데 앞다투어 나아간다. 우리들에게 치유란, 잠시 동안 나를 잊고 모르핀을 주사하는 일과도 같은 걸까? 그러한 기대를 했다면 당신은 이 영화에 대한 실망이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적어도 오늘 한적한 공원이나 산책길을 걸으며 자신에 대해서 회고하며 내 스스로의 존재가치를 생각해 본다면 이 영화는 당신에게 진정한 자유의 여행이 무엇인지 새삼 깨닫게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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